사진 생활을 하면서 사진전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잡지 등에서 수많은 사진들을 보아왔다.
각기 다양한 주제들로 관심의 대상과 순간을 기가 막히도록 훌륭하게 표현한 작품들이 많다.
더군다나 렌즈 기술의 혁진적인 발달로 인해 취미로 즐기는 아마추어 사진가들도
프로 사진작가들 못지 않은 놀라운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수많은 사진들 중에서 어떠한 사진들은 제목이 있고,
어떠한 사진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렇다면 과연 사진에 제목이 필요할까, 필요하지 않을까....
사진에 제목이 반드시 필요할까?
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사실은 제목을 붙일 필요성을 느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것은 누구든지 어떠한 사진을 보더라도 그 속에 담겨져있는 주제와 구성,
분위기를 통해서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자로 표현하는 것은 때로는 대상의 의미를 구체화시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한시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그리움, 연민, 시간의 흐름 등 지나치게 자신만의 느낌을 담은 추상적인 제목이거나
반대로 기차, 노을, 야생마 등 너무 구체적이고 사실적이어서 제목이 불필요하게 느껴진 경우가 그러하다.
그렇다면 질문을 좀 바꿔서...
사진에 제목이 필요 없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역시 '그렇지 않다'이다.
사진에 붙인 제목들이 사진에 대한 공감을 제한시킬 수 있기는 하지만
때로는 사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제목들이 필요한 경우들도 있다.
예들 들면, 예술성을 추구하는 추상 사진과 같이 작품을 보는 것 만으로는
작가가 사진을 통해 무엇을 표현한 건지 알기 힘든 경우이거나
초근접 접사와 같이 일상에서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대상을 찍은 사진의 경우가 그러하다.
이러한 경우 제목이 사진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 역활을 하게 된다.
여기까지 본다면 과연 우리는 사진을 찍고 제목을 달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 건지 헷갈릴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로 사진을 찍을 때 어떠한 제목을 붙이고 싶은 사진을 찍어야 한다.
사진은 주제와 내용과 구성이 중요하며 제목이란 것은 사진의 주제, 작가의 의도와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담고자 하는 내용과 구성에 사진을 찍는 나의 주제나 의도를 명확하게 담아 표현한다면,
사진은 꼭 제목이 없이도 보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고 공감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사진에 어떠한 내용을 담고 어떻게 구서을 해서 찍은 것인지,
어떻게 연출하고 표현할 것인지, 제목을 붙이거나 붙이지 않을지는 모두 사진을 찍는사람에게 달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에서는 '나'에 대한 부분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내가 그동안 가져왔던 사진과 관련된 질문들에 대한 생각들을 이렇게 기록하고자 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이다
사진에 대한 '나'의 생각에 스스로 귀기울이고 한 번쯤 정리하는 것이 앞으로 좋은 사진들을 찍기 위해
분명히 필요하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댓글 달기